끼니도 제대로 못챙기는 남편을 위한 소소한 간식 도시락 챙기기
"오늘도 밥 못 먹었어."
운행이 길어진 날, 남편에게서 이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집니다.
지난 글에서 남편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 봤는데요, 오늘은 그 하루 속에서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인 '식사'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. 카캐리어 기사에게 가장 힘든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'불규칙한 식사'와 '허리 통증'을 말합니다. 오늘은 그중 식사 이야기, 특히 제가 매일 싸주는 도시락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.
1. 왜 도시락을 챙기기 시작했을까
처음엔 남편도 운행 중에 휴게소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. 하지만 상차·하차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식사 시간을 놓치는 일이 잦았고,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제대로 된 끼니를 한 번도 못 먹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. 그런 날이 반복되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"그럼 내가 싸주는 게 낫겠다"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.
2. 매일 싸는 도시락 구성
제가 매일 챙기는 도시락은 거창하지 않습니다. 운전 중에도 손쉽게 먹을 수 있으면서, 든든하고 소화가 잘 되는 것 위주로 구성합니다.
- 삶은 계란 3개 — 간단하면서도 단백질을 챙길 수 있는 기본 메뉴입니다.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도 운전석에서 바로 까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.
- 삶은 고구마 2개 — 포만감이 오래가고, 달달한 맛이 있어 장거리 운행 중 당 떨어질 때 챙겨 먹기 좋습니다.
- 손질된 야채 — 방울토마토나 오이처럼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챙깁니다. 기름진 것만 먹다 보면 속이 부대낀다는 남편 말에, 야채를 꼭 함께 넣기 시작했습니다.
3. 도시락을 싸며 신경 쓰는 것들
운전석에서 한 손으로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. 국물이 있거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피하고, 포장도 최대한 간편하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신경 씁니다. 또 여름엔 상하지 않도록 보냉백을 꼭 함께 챙기고, 겨울엔 그나마 온기가 유지되는 메뉴로 살짝 바꾸기도 합니다.
4. 도시락 하나가 주는 마음
거창한 요리는 아니지만, 남편은 종종 "이거 하나 먹고 나면 좀 살 것 같다"고 말합니다. 저에게 도시락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, 얼굴을 못 보는 시간 동안 제가 남편에게 챙겨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합니다. 매일 아침 계란을 삶고 고구마를 찌는 이 루틴이 저에게도 어느새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.
다음 글에서는 카캐리어 기사들의 또 다른 고충인 '허리 통증'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합니다. 장거리 운전과 상하차 작업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, 그리고 저희가 나름대로 찾은 관리 방법도 함께 정리해볼게요.
※ 이 글은 카캐리어 기사 배우자로서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록이며, 식단 구성은 개인 체질이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.